가을입니다. 운동회의 계절입니다. 지용이 학교도 엊그제 운동회를 했구요 그 다음 날은 공개수업이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였습니다. 공개수업을 한다기에 비됴를 들고 지용이 교실로 갔습니다. 뒤쪽에 주-욱 늘어선 부모들 틈으로 고갤 디밀고 우리 애 뒤통수를 찾았습니다. 없더라구요???
없었습니다. 어디있었을까요?
아이는 특수반에 있더군요. 마침 특수반에 가는 시간이었는지 확인하질 않아 모르겠으나 평소에도 특수반에 가질 않아 씨름한다는 애가 그날은 손님이 오는 날이니 알아서 선선이 갔을까요???...
허탈하고...비디오를 든 손이 부끄럽고...2학년 때 공개수업은 그렇게 씁쓸한 충격이었습니다.
3학년 땐 일단 특수반부터 들렀습니다. 없더라구요. 근데...자기 반에서 애들을 방해해 가며 즐겁게 있더군요. 분명치 않은 발음으로 대답도 씩씩히 하구.. 그러나 평소보다 들떠서 장난도 심했기 땜에 전 다른 아이들이나 엄마들에게 미안해서 얼굴을 들 수 없을 지경이었지요. 그래도 사람들은 지용이가 '생각보다 잘 한다'더군요.
'생각보다'...이 한마디에 일반학교에 보내길 잘했구나 싶었습니다. 장애가 있는 애들이 '생각보다' 어울릴 수 있으며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는 건 <이해>의 시작이 아니겠습니까.
일반학교에서 얻는 것은 그런 것 이더군요. 사람들에게 장애가 있는 내애를 이해시키고 내애가 잘 못하는 만큼 다른 애들의 건강함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느끼게 하고.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연습을 시작하는 것. 그것이 학교인 것 같습니다.
토요일 공개수업은 체육이었습니다. 학교 갈 땐 이번에야 말로 (중학교이므로) 특수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학교에 들어서니 바로 운동장에서 뛰고 있는 지용이가 눈에 들어 왔습니다.
축구를 하고 있는데 애들이 이쪽 저쪽 몰려 다닐때 마다 열심히 뛰더군요. 물론 공이 발에 걸리지는 않았지만, '마이 볼-' 외치기도 하고... 힘껏 달리고도 지치지 않는 건강한 모습에 뿌듯했습니다.
친구들이 특별히 의식하지않고 함께 뛰는 모습이 보기에 좋았고 보이지 않게 들어있는 선생님들의 배려에 감사했구요.
그 전날 체육대회 때는 전교생이 함께하는 퀴즈에서 상도 받았답니다. 그냥 하나 남아서 주셨나보다 했더니 OX 게임에서 끝까지 살아남아 당당하게 받았다더라구요? ㅎㅎㅎ
창작무용이나 응원, 릴레이도 열심히, 즐겁게, 적극적으로 했다데요. 칭찬 많이 들었습니다. 애 덕에 애미가^^
즐길 수 있도록, 그리고 어울릴 수 있도록 다양한 장소와 상황을 아이가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리고 부모와 아이 모두 생각처럼 안돼서 고통스럽더라도 언젠가는 되리라 여기며 기다리는 느긋함이 필요하더군요.
기다리면 무지 많은 것을 얻는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럼에도 불구, 늘상 조급해서...에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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