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느낌

봉투...에 대한 짧은 생각

다우니77 2002. 10. 22. 09:45
봉투..뭘까~요?

초등학교
1학년 때, 봉투.. 드렸습니다. 언제? 필요할 때!
2학년 때, 봉투..사용했습니다. 왜? 필요했으니까!
그러나 봉투가 사실은 "감사"만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점점 더 무쟈게 부담스러웠습니다...받으시는 분 쪽도 마찬가지인 것 같았습니다. 받으셔서 아이들 아이스크림이나 피자를 사시기도 하셨거든요.

그 이후, 감사를 표현하고 싶을 때(거의 스승의날, 학기말, 연말)는 꽃이나 케익 등...다른 방법으로 마음을 전하고자 노력했고 스승의 날이나 학년 말 등에는 담임선생님은 물론, 교장선생님, 특수반 선생님, 양호선생님, 급식실 영양사선생님 등 몇 분께 아빠엄마 그리고 아이가 쓴 카드를 아이 손에 들려 보냈습니다. 아이에게 '감사는 표현'하는 거라는 것을 가르치고 싶어서.

그러다 5학년 때, 학교 수련회를 처음으로 가게 되었을 땐데, 지용이가 수련회에 갈 수 있도록 정말 애를 써주신 선생님께 '봉투'의 뉘앙스가 지닌 부담스런 의미가 아닌 진심으로 '감사'의 의미로 봉투를 건넸는데 '이렇게 하는 엄마 마음을 알기에 가슴이 아프고 이런 생각까지 하게 만든 자신이 부끄럽다'는 말씀과 함께 눈물을 지으시면서 돌려주시던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생각이 짧았지요...그럴라고 한게 아니었는데 결국은 선생님의 마음을 너무 가볍게 받아들인 겁니다. 너무너무 죄송했습니다.

그 이후로는 더욱 더 '봉투'보다는 다른 것, 아이가 종이로 만든 꽃이나 어쩌다 생화, 과자, 집에서 키운 야채, 그리고 카드 등 마음이 전달될 수 있는 것으로 감사를 표현하려 하고 있습니다...
역시, 스승의날, 학기말, 연말 등에 아이가 직접^^

가끔..드물게..오해를 받기도 합니다..만, 모--할 수 없죠...감사를 드리는 것은 내 몫, 받아들이는 것은...

큰애의 경우는 '닭살이고 쪽팔린다'며 질색(감사표현이 쪽팔려--;), 스승의 날에만 꽃을(그것도 자기가 만든 색종이꽃) 알아서 가져가는 바람에 솔직히 수-워~얼 했슴다...만, 사실 이건 일종의 역차별 아닐까요???
장애자녀 만 아니라 장애 아닌 형제에게도(선생님께도) 신경 씁시다!!!

아무튼,
'장애가 있는 나의 아이'를 통해 '집단, 사교성, 인간관계, 믿음, 긍정, 감사 그리고 무엇보다 기다림과 여유' 등을 자꾸자꾸 배우게 되는군요...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말입니다..

친정엄마 말씀이 맞습니다. "애가 에미를 사람만든다"

.....그럼...그동안 난 사람 아니고 뭐였을꼬???


'다운느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개수업  (0) 2002.10.27
폼생~폼사~  (0) 2002.10.24
지용이의 메세지...  (0) 2002.10.20
교문 통과하기^^;  (0) 2002.10.14
엄마! 나 100점이야!!  (0) 2002.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