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느낌

퇴사^^했어요~~

다우니77 2013. 12. 28. 10:46

 

 

점장님께 선물받은 루돌프머리띠 셀카놀이↑

 

 

 

의료원점 점장님께 드린 마지막날 편지

 

지난 6월 아르바이트를 시작, 6개월만인 12월 23일 퇴사했습니다.

일터가 회사직영에서 가맹으로 전환됨에 따라 퇴사하고 원래 자리인 엄마매장으로 컴백홈^^

녀석은 같이 일하던 직원들과 헤어지게 된 것을 섭섭해 할 뿐 표면적 동요는 없었...아니,,

말은 못하고 은근히 자신만 짤린 것인가...위축되었던가 봅니다.

우선은 엄마 매장에서 일을 계속하다가 다른 직장 알아보자..하니

금새 환해지면서 해피해진 걸로 봐서는 며칠 혼자서 당황하고 있었던 겁니다.

 

보통은 아르바이트 쯤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마련인데 녀석에게는 중요한 일터였습니다.

녀석이 장애인이라 생각이 부족해서라기 보다는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심성이 크게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지난 6개월간 몇몇 해프닝도 있었고 지난 달에는 다른 직장에 면접도 갔었습니다.

롯데월드에 면접을 가던 날은 혹시 들뜰까봐 미리 얘길 안하고 면접하는 사무실 앞에서야 말해줬는데도

나름 똘똘하게 면접 마쳤습니다^^당근 면접은 혼자 했으나 사무실이 오픈되어 있는지라 멀리서도 다 들리더라구요^^

 

잠실에서 18년을 살아 거의 고향인데다 살던 집앞이라 동네에 익숙하지만 지금은 이사한지라..

출근하는 데 1시간 30분이상 걸리고 근무시간도 너무 일러서 집에서 7시에는 출발해야하니

심장병 있는 녀석의 건강도 걱정스럽고 롯데월드 안이 복잡하여 그 안에서 길잃을 위험도 있고...

망설이다 근무시간 조정가능한 지 면접관에게 물었더니..당근 안될 말이었던거죠^^

그러나 녀석은 롯데월드, 좋았나봅니다. 어릴 때 갔던 기억과 익숙한 동네라 좋았나봅니다.

실망하는 표정이 고스란히 드러나서 몹시 안스러웠습니다만,,

누나가 '거기는 놀러가는 곳인데 남들 놀 때 넌 쓰레기치우고 문열어주고 일해야하는 거'라며

'하나도 안 재미있을껄??' 하니 그런가 하는 표정^^''

 

그렇게 롯데월드 접고 계속 세븐일레븐에 출근하던 중 이번엔 점장님에게 각서를 써드리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내용인 즉슨,,,화장실 갔다가 사라지지 않겠다..밥은 다른 사람들처럼 빨리 먹고 일 시작하겠다..

뭐 그런 거였습니다. 녀석이 처음부터 잡코치와 함께 일을 익혔다면 당연히 알았어야하는 직장예절을 

같이 일하는 점장님이나 동료를 통해 어렵게 배우고 익히고 있었던 거지요^^ 동료들이 고생했을 거 뻔히 보입니다.

 

점장님 연락 받고 잔소리를 했습니다..매장에서는 점장님이 사장님인데 형님 대하듯 하면 안되며

화장실 갔다가 사라지면 그 넓은 병원에서 길 잃었을까봐 동료들이 걱정할 것이며

애기도 아닌 청년이 그러는 거 좀 웃기는 일이며 그러다간 짤린다...했더니

이해했는 지 점장님 말씀이 그 후, 갑자기,,딴 사람처럼 열심히 일하더랍니다^^

 

돌이켜보면 새로운 것에 익숙해지는 데 꼬박 6개월 정도는 기본적으로 시간이 필요했던 녀석이

이제서야 일터에 익숙해진 것일 수도 있습니다.

길과 교통수단, 기계 작동,,등을 익히는 것은 두어번 만에 가능한데 나머지는 꽤 시간이 걸리더라구요.

나름 눈치도 빠르고 판단력도 있다고..매우, 대단히, 무난하다고 마음 놓게 하다가

불현듯 원점으로 돌아가는 녀석을 보면서 그래도 이만하기가 얼마나 감사하고 또 감사한 지..

아무튼 엄마보호에서 벗어나 홀로서기 직장생활을 6개월 경험했으니 이제 다른 곳에서도 잘 할 수 있겠지요^^

 

그동안 녀석과 실랑이하며 스트레스받으며 일을 같이 해준 동료들께 감사드리면서

다시 눈 크게 뜨고 다른 직장 알아보도록 해야겠습니다.

녀석과 가족이 함께말이죠^^

 

새해엔 또 어떤 엎치락뒤치락이 기다리고 있을 지..궁금하고 기대도 됩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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