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느낌

담배를 피다 걸리다...니요? ^^*

다우니77 2006. 12. 12. 13:31

점심시간이었습니다.

밥 한 숟가락을 남기고 깨작거리고 있는데 전화가 부르르 떠는 겁니다.

'지용이가 학교 오다 길에서 담배를 피우다 걸려서 학생부에 불려간 걸

지금 막 찾아 와서(애가 분실물도 아니고 ㅉㅉ) 얘기 중인데요...'

특수학급 담임 선생님이셨다..

 

나 왈

 '근데 담배가 어디서 났을까요?'

선생님 왈

 '가게에서 가지고 왔다는데요?'

 '아니, 집에서 아빠 걸 가지고 온 듯 합니다.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나요?'

나 왈

 '그게,, 처음 인 듯 한데요..'

선생님 왈

 '부모님께 알렸다는 걸 애가 알고 부모님과 함께 아이의 잘못을 애기하기 위해서 전화를 드렸습니다.'

나 왈

 '선생님 놀라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아마 처음 있는 일일 겁니다. 집에서도 단단히 일러놓겠습니다.'

 

함께 밥 먹던 옆 사람들이 픽 웃으며

고3인데 뭐,,

요즘은 중학생도 피던걸^^

아참 근데 그 집 아들은 장..애..가 있다고 하지 않았나??

장애가 있거나 말거나 요즘은 다 하는 걸요, 뭐^^

여중생들도 그렇더라니깐!

근데, 눈에 안 띄게 할 것이지,, 쯔쯔

 

그랬습니다.

뭐, 하고픈 말은 옆 사람들이 다 했고

거 뭐 좋은 거라고 따라한담 기가 차면서도

속으로 돌 하나로 두 마리 새를 잡을 절호의 기회다!! 쾌재를 불렀죠.

그 동안 그리도 해마다 금연을 부르짖던 남편 얼굴과

흉내낼 게 따로 있지 나중엔 못하는 짓이 없는 괘씸한 아들 놈 얼굴이 겹쳐지면서

이 참에 둘 다 한꺼번에 잡아야쥐! 전의를 가다듬고

남편에게 급전화를 했습니다.

여차저차하여 애가 이러저러했다네..

아빠 하는 건 뭐든지 멋있는 건 줄 알고 따라한다니깐!

남자의 본보기를 그리 보여주면 되나? 어쩌구 저쩌구^^

단박에 '아들 놈이랑 엮어서 날 잡을 생각 말기 바람' 이란 반응이 되돌아 오더군요. ..

 

몸에 나쁘다고 나이 든 사람들은 끊느라 난리인데

어린 것들이 되려^^

 

왠만한 녀석들은 뒤에서 몰래 하는 일을

선생님 지나다니시는 대로변에서 버젓이 저지르는 눈치없음이 기가찰 뿐

암튼 지용이는 어려서나 이제나

여전히 늘 뜬금없는 일로 사람을 놀래키고 있습니다.

 

다른 집 아이들도 그러면서 크고 있겠죠^^

 

조금 전 녀석으로부터의 전화

'엄마 다시는 안그럴께...'

나 왈

'아빠한테 얘기해서 혼 좀 나야돼'

녀석 왈

'안돼,,, 아빠한테 말하지 말아줘,,, 다신 안그럴께...'

 

제가 속으로 뭐라고 했을 지 아시죠^^

'둘 다 혼나야 돼!!'

 

 

지난 7일 교회에서 심벌즈를 들고 폼잡은 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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