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이었습니다.
밥 한 숟가락을 남기고 깨작거리고 있는데 전화가 부르르 떠는 겁니다.
'지용이가 학교 오다 길에서 담배를 피우다 걸려서 학생부에 불려간 걸
지금 막 찾아 와서(애가 분실물도 아니고 ㅉㅉ) 얘기 중인데요...'
특수학급 담임 선생님이셨다..
나 왈
'근데 담배가 어디서 났을까요?'
선생님 왈
'가게에서 가지고 왔다는데요?'
'아니, 집에서 아빠 걸 가지고 온 듯 합니다.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나요?'
나 왈
'그게,, 처음 인 듯 한데요..'
선생님 왈
'부모님께 알렸다는 걸 애가 알고 부모님과 함께 아이의 잘못을 애기하기 위해서 전화를 드렸습니다.'
나 왈
'선생님 놀라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아마 처음 있는 일일 겁니다. 집에서도 단단히 일러놓겠습니다.'
함께 밥 먹던 옆 사람들이 픽 웃으며
고3인데 뭐,,
요즘은 중학생도 피던걸^^
아참 근데 그 집 아들은 장..애..가 있다고 하지 않았나??
장애가 있거나 말거나 요즘은 다 하는 걸요, 뭐^^
여중생들도 그렇더라니깐!
근데, 눈에 안 띄게 할 것이지,, 쯔쯔
그랬습니다.
뭐, 하고픈 말은 옆 사람들이 다 했고
거 뭐 좋은 거라고 따라한담 기가 차면서도
속으로 돌 하나로 두 마리 새를 잡을 절호의 기회다!! 쾌재를 불렀죠.
그 동안 그리도 해마다 금연을 부르짖던 남편 얼굴과
흉내낼 게 따로 있지 나중엔 못하는 짓이 없는 괘씸한 아들 놈 얼굴이 겹쳐지면서
이 참에 둘 다 한꺼번에 잡아야쥐! 전의를 가다듬고
남편에게 급전화를 했습니다.
여차저차하여 애가 이러저러했다네..
아빠 하는 건 뭐든지 멋있는 건 줄 알고 따라한다니깐!
남자의 본보기를 그리 보여주면 되나? 어쩌구 저쩌구^^
단박에 '아들 놈이랑 엮어서 날 잡을 생각 말기 바람' 이란 반응이 되돌아 오더군요. ..
몸에 나쁘다고 나이 든 사람들은 끊느라 난리인데
어린 것들이 되려^^
왠만한 녀석들은 뒤에서 몰래 하는 일을
선생님 지나다니시는 대로변에서 버젓이 저지르는 눈치없음이 기가찰 뿐
암튼 지용이는 어려서나 이제나
여전히 늘 뜬금없는 일로 사람을 놀래키고 있습니다.
다른 집 아이들도 그러면서 크고 있겠죠^^
조금 전 녀석으로부터의 전화
'엄마 다시는 안그럴께...'
나 왈
'아빠한테 얘기해서 혼 좀 나야돼'
녀석 왈
'안돼,,, 아빠한테 말하지 말아줘,,, 다신 안그럴께...'
제가 속으로 뭐라고 했을 지 아시죠^^
'둘 다 혼나야 돼!!'
지난 7일 교회에서 심벌즈를 들고 폼잡은 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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