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가 공부하는 것은 사회복지학이며 곁다리로 시작 오히려 재밌었던 것이 심리학입니다^^ 시작할 때는 늘 그렇듯 '어느 세월에...'하고 심드렁했던 것이 벌써 한 학기가 끝나서 기말시험을 마치고 다음 주 심리상담 자격시험만 남았습니다.
한 학기만 더 마치면 일단은 사회복지사가 되는 겁니다^^
다음 글은 사실 기말 리포트였습니다만, 최근의 사건을 통해 나의 심리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어서 올립니다. 심리학 이론 중 알버트 앨리스의 인지정서치료이론에 나의 비합리적 신념을 대입시켜 본 것입니다. 여러분도 속 뒤집어질 때, 불안할 때, 열 팍팍 받을 때 한 번 해 보세요^^ [정옥생각]
주제
엘리스의 11가지 비합리적 사고에 비추어 나의 사고를 ABCDE로 살펴보기
서론 REBT에서 보는 11가지 비합리적 사고
♠ 사람관계
① 알고 있는 모든 중요한 사람들로부터 사랑, 인정, 이해 받아야 가치 있는 사람이다.
②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의지해야만 하고 의지할 만한 강한 누군가가 있어야만 한다.
③ 타인의 문제나 혼란스러움에 함께 괴로워하고 속상해야만 한다.
④ 어떤 사람들은 나쁘고 사악하며 따라서 비난 받고 처벌받아야만 한다.
♠ 세상 일
⑤ 완벽한 능력이 있고, 사교적이고 성공을 해야만 가치 있는 사람이다.
⑥ 일이 듯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이는 무시무시하고 끔찍한 일이다.
⑦ 인간의 문제에는 완벽한 해결책이 있고 만약 해결책을 발견할 수 없다면 끔찍하다.
♠ 운명
⑧ 행복이란 외부 사건들에 의해 결정되며 우리는 통제할 수 없다.
⑨ 인생에서 어려움을 부딪치기보다 피해가는 것이 편하다.
⑩ 위험하거나 두려운 일이 일어날 가능성을 늘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
⑪ 과거의 일들이 현재의 행동을 결정한다.
본론 나의 당위적 사고를 ABCDE로 살펴보기
♠ A : 선행사건
지적장애가 있는 고등학생 아들이 돌아올 시간을 넘기고도 2시간 째 연락이 없다. 핸드폰도 꺼져 있고 인터넷으로 위치를 추적해도 ‘추적불가’라고 뜬다.
♠ irB : 비합리적 신념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내가, “완벽하게” 아이의 장애에 대처해야 할 내가 장애가 있는 아들을 잃어버리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 엄마로서 “정말” 무책임하고 제대로 돌보지 못해서 “전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 C : 정서적 문제 경험
언성이 높아지고 혈압이 오르고 무엇부터 해야 할 지 진땀이 나고 아이를 다시 못 보면 어쩌나 불안하고 두려웠다. 아이의 당황과 불안이 느껴져 가슴 언저리가 실제로 아프고 고통스러웠다.
♠ D : 논박
엄마 생각보다 아이는 의젓하다. 이런 일에 대비, 연습도 했고 더구나 전화도 할 줄 안다. 다른 사람은 잃어버릴 수 있고 나는 안그래야 한다는 법이 어딨나. 아이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무책임한 게 아니라 돌발상황이란 게 있는 거다.
♠ rB : 합리적 신념
고등학교 입학 후, 귀가하는 길과 환승역에 대해서 두 달도 넘게 잘 해 왔고 지하철 또는 길을 잃으면 역무원이나 경찰서, 길가의 가게 등 도와달라고 하는 연습도 했으며 아마도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길을 잃은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상태로 있어서 그렇지 전화를 하거나 말을 할 상황이면 도움을 청할 것이니 잃어버리지 않을 것이다. 아이를 믿자.
♠ E : 정서적 건강 회복
자신이 무책임한 것이 아니라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사고이니 내가 침착해야 해결책도 보인다. 앞으로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비, 돈 없이 공중전화하는 법도 가르치는 것이 좋겠다.
결론 합리적 생각이 이성적 해결책을 인지, 정서적 안정을 찾게 한다
♠ 불안증 때문에 비합리적 사고를 하는 것이 아니라 비합리적 사고가 불안증을 유발, 정서적 문제를 경험하게 했다. 논박을 통해 합리적인 생각을 하면서 마음이 안정, 아이를 찾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이성적인 방법이 떠올랐다. 찾고 보니 아이는 몇몇 친구들과 함께 토요일마다 하는 교회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었다. 하필 그 날 따라 외부견학이어서 교회 앞에서 기다려도 아이들을 만날 수 없었던 것이 돌발요인이었다. 살면서 생각지도 못한 일, 돌발상황은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되는 것이 아니며 상황에 따라 방법을 찾으며 사는 것이 삶이 아닐까.
[정옥생각] 아빠가 녀석에게 가르친 방법이 가장 유용했습니다. 지금까지는^^ 길을 잃었다고 생각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간판의 전화번호를 알려주기, 교통표지판을 보고 현재 있는 곳의 위치 알리기 등. 그러나 핸드폰 밧데리가 다 되면 도무지 대책이 없더군요. 그러니 이제는 돈 없이 공중전화하는 방법을 알려줘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런 상황이 늘 있는 일이 아니어서 막상 닥쳤을 때는 당황하기도 하고 잊어버리기도 한다는 게 문젭니다. 그래도 길을 나서면 한번씩 방향찾기도 가르치고 하다보면 되지 않겠습니까. 전에는 손붙들고 다니던 녀석을 혼자 내보내는 것도 얼마나 큰 발전인데요^^
늘 느끼는 건데요...
이번엔 더구나 핸드폰이 안되서 연락을 못했을 뿐이지 녀석이 길을 잃은 게 아니라 엄마가 공연히 호들갑스러웠던 거지만요..
항상 돌발상황에서 녀석이 생각보다 침착하다는 겁니다. 할머님 말씀대로 에미보다 안정적인 성격이라니까요^^
암튼 번번이 애 잃어버렸다고 집을 발칵 뒤집어 놓을 때마다 녀석은 태연하게 나타나니...민망합니다. 아니 참으로 감사하고 다행스럽고 녀석의 성장이 눈에 보이는 거 같아 기쁩니다..
글구..핸드폰이 그 누구보다 믿음직한 보모라는 생각^^; 앞으로도 한참 더 유효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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