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랬습니다. 집 밖엘 나서면 죽지만 말고 살아 돌아와라~~`
부러지고 다치면 병원에 가면 되니까--;;
심장수술도 견디고 홍역주사 맞고 홍역에 된통 걸려 엠불런스에 실려가기도 했고 폐렴, 인후염 등 기관지 계통은 두루 섭렵했고, 자전거 페달에 집혀서 발목이 망가지기도 했고...
녀석이 안 해 본게 있나 싶으니 자신있었습니다. 까짓것 부러지면 병원에 가면 되고 피나면 약바르면 된다. 일 터지면 그때 생각하자!! 단순하게 살자!!
제 좌우명입니다.
그러던 것이 진짜 팔이 부러졌습니다.
그것도 학교에서 집에 오는 길에 엉뚱한 녀석에게 뻐큐 했다가 열받아 쫒아온 눔에게 팔이 뒤로 꺽여서 부러졌습니다. 뭔 뼈가 그리 약한지... 아님, 일 저지른 녀석이 쓸데 없이 힘만 셌던 건지...암튼 팔이 부러졌습니다.
목.격.자.도 많았고 지나가다 도와주시던 분의 설명도 있었건만 사고 친 눔은 아직 못찼았습니다. 지용이 말로는 같은 학교 3학년이라는데 분명, 아는 아이라는데, 학교에서는 나타나질 않고 있습니다. 아니, 못찾고 있습니다. 아마, 지금쯤 지용이가 디게디게 다친 줄 알고 꽁꽁 숨어 전전긍긍하고 있거나 그 장소에 있었던 녀석들끼리 입조심을 하고 있나봅니다.
오늘 아침에도 지용인 벼릅니다. 꼭 찾아야 돼!! 경찰이!! 나참. 먼저 욕을 한 잘못은 잊고 큰 소립니다.
학교에서 알면 기절할 노릇입니다. 학교에서의 사고에 경찰을 부른다!!! 아빠도 화를 내긴 했죠. 학교에서 못찾으면 경찰에 신고해서라도 그런 눔은 찾아야 한다고... 선생님들이 못찾을 수도 있다고... 왜냐면 요즘 애들이 어른보다 더 영악하니 못찾을 거라고...
암튼 어째서 팔 부러져 아파하는 앨 놔두고 사라지냐고... 적어도 연락을 하든 도망치지 말고 나타나야 하는 거 아니냐고... 비겁한 눔이라고... 그렇게 자라 뭐가 되겠냐고...
아마 팔이 그리 쉽게 부러질 줄은 몰랐을 거라고...
성질대로 꺽었겠지만 옷이 튿어지고 복합골절이 되도록 꺽은 것은 감정이 실려도 많이 실린 거라고...
애들이 크면서 팔도 부러지고 다리도 부러질 수는 있으니 부러진 게 문제가 아니고 숨는 게 문제라고..
그리고,,,,, 지용이란 눔이 그만 하라고 해도 계~~속 놀리다가 그러다가 당했을거라고..아님, 정말 성질 급한 눔한테 잘 못 걸렸거나...
그래도 그렇지 정정당당 나타나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이야 맞죠. 그러나, 쉽지 않더군요.
암튼 팔 꺽은 눔을 찾기는 해야 하지요. 지용일 위해서나 눔을 위해서... 아무소리 않고 있으면 편켔습니까. 그리고 또 다른 힘만 세고 아무 생각이 없는 애가 지용이나 또 다른 약한 애를 건드릴 수도 있습니다. 팔이 꺾여도 그대로 넘어가더라고...
솔직히 이 부분!! 속상합니다. 약하면 당하고도 별 도리 없는 건가...허탈합니다.
치료비를 물릴 것도 아니고 처벌을 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서로 사과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게, 이런 일을 계기로 서로 이해하고 가까워질 수도 있는 일 아닙니까.
화가 안나는 게 아닙니다. 그러나 지금껏 학교에서 잘 지내 왔습니다. 지용이가 손님처럼, 이방인처럼 겉돌기도 했지만 지용이에게 친절하고 반응을 주고 받던 친구들과 선생님도 많았습니다.
학교생활이 그만하면 무난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살다 보면 이보다 더한 일도 있게 마련인데 그나마 고칠 수 있는 사고를 이유로 지금까지의 관계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 과연 지용일 위하는 일일까...숨은 눔을 찾는 것이 물론 옳지만, 세상 일이 어디 옳게만 되던가--;;
다치게 한 녀석을 계속 찾아 주십사고 학교에 청하는 선에서 마무리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이 장애인의 날입니다.
비도 3일 째 부슬부슬 내립니다.
지난 화요일에 일이 생겨 지금껏 지용이와 병원에 갇혀 있습니다.
신경이 지나가는 바로 그 부분이 부러졌기 때문에 감각신경이 다쳤다는데 수술하게 되면 신경손상이 더 크게 올까봐 팔이 조금 휘더라도 수술을 않고 굳혀야 할지, 아님 손상이 오더라도 수술을 해얄지... 병원측도 망설이고 있습니다. 접골은 일단 못한답니다. 뼈 맞추려고 팔을 만졌다가는 신경이 끊어져 버리기 때문에 결국 수술해야 한답니다. 심장이 온전치 않은 아이라 마취하고 수술하는 것도 간단히 결정하기 어렵답니다.
모- 병원에서 알아서 고쳐 놓겠죠..
.......
지용인 날라리 환자입니다. 분명, 아플텐데도 잘 먹고 잘 자고 제 발로 돌아 다닙니다.
그리고 팔 다치게 한 녀석을 겁내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벼릅니다.
다행입니다. 죽을 병에 걸린 것도 아니고 녀석이 팔만 꺽였지 기는 아직 팔팔 살아있으니까요^^
앞으로는 함부로 욕 같은 건 안해야 겠다는 적어도 아픈 가르침 하나는 얻었겠지요.
애 키우면서 도 많이 닦습니다^^
글구 말이 씨가 된다는 교훈!! 뼈 아프게^^ 얻었습니다.
"부러지면 고치면 되니까...살아만 돌아 와라--"
... 말 함부로 하지 맙시다..
그리고, 길 가다 말고 지용일 도와 주신 분께 정말 감사합니다. 지용이가 그래도 잘 지내온 것은, 앞으로도 믿을 거라고는 주변의 도움과 관심입니다.
'다운느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워진 뜰 (0) | 2003.10.31 |
---|---|
비 맞은 날의 깨달음.. (0) | 2003.07.02 |
또 하루..봄날이 간다. (0) | 2003.04.08 |
지용이가 사라졌다 --* (0) | 2003.03.15 |
미인이 좋아^^ (0) | 2003.03.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