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어탕 좋아하시나요? 추어탕이 맛있으려면 미꾸라지가 씽씽해얀담다. '써-얼'에 의하면 미꾸라지 통에 메기를 한 마리 넣어 두면, 미꾸라지들이 긴장해서 오히려 쌩쌩해지고 쫄깃해진다나 뭐라나--;;
우리 집 '메기'는 아빱니다. 그저 애들을 가만 두질 않습니다. 건드리고 싸움걸고 귀엽다고 안아준다는 게 레슬링이고... '메기 한마리'는 그 남자의 생활신조고 '애를 강하게 키우기'의 실천 덕목입니다. '애가 요즘 쪼까 빨라진거 같지?' 또는 '애가 말이 통하네'할라치면 '다~ 메기 한마리 효과~'라며 자화자찬--;; 레슬링으로 단단 민첩 싸움법을, 고집겨루기로 타협을, 혼자 내버려두기로 대처능력을 키울 수 있었다는 겁니다. 메기는 적당한, 견딜만큼의 자극을 말하는 거라나요...
메기효관지 아빠역활인지 헷갈립니다만,
4돌이 지나 걷기 시작했을 땝니다. 남보다 늦게- 아주 늦게 시작했으면서 어찌나 꾀를 부리는지 실랑이 많이 했지요. 그 때, 이 남자는 애가 걸어올 때까지 담배 물고 앉아 기다립니다. 저더러는 애 눈에 안보이는 곳까지 가있으라면서. 결국 겨우 4돌 지난 애가 애비 고집에 꺽여 울며불며 걸어오곤 했습니다^^;; 볼만~했습죠...
엊그제는
지용이가 드-뎌-...혼자!! 올림픽공원까지 가서 인라인스케이트, 일명 롤러를 타고 왔습니다.
할머니께 다녀오던 일요일, "아빠는 무릎 아프니까(무릎수술 후유증으로 통증이 심하답니다) 나 혼자 가야 돼." 하더니 혼자 롤러를 둘러 메고 나간 겁니다. 횡단보도만 건너면 공원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혼자 간 적이 없기에 걱정을 하니 "이젠 혼자 가도 될 때"라며 "메기효과로 추-ㅇ분히 단단해 졌다"는 겁니다. 애-고- 귀찮아서 그러면서...입을 비죽였지만 모- 믿어보는 수 밖에요.
그날 지용인 한 시간쯤 후, 땀을 흘리며 멀-쩡-히- 돌아왔습니다. 혼자 할 수 있는 게 하나 더 는겁니다. 아빠는 점점 단단한 미꾸라지가 되어 간다고 흐뭇해 했고^^ 저는 그날, <메기효과>의 신퉁방퉁을 푸-울로 복습해야만 했슴다~~;; 메.기.효.과!!!
암튼 지용인 '누구 아들?'하고 물으면 언제나, 단호히 '아빠 아들'이라고 답할 만큼 지 애비를 끔찍히 좋아합니다. 아빠는 메기고 저나 나는 미꾸라진줄도 모르고--;
...메기랑 한 방쓰는 미꾸라지올림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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