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그러니까..
결혼하고 아직 애기도 태어나기도 전에 성질 급한 남편은 애들 이름부터 짓자고 들었답니다. 허기사, 갓 결혼한 신참 부부가 하는 하고 많은 공상 중에 젤루 재밌고 그나마 가치있는게 '태어나지도 않은 애, 이름부터 짓기' 인지도 모르죠^^
한문은 커녕 한자에도 으뜸문외한인 남편이 어느날, 잠자다 번쩍 계시처럼 떠올랐다며 강추한 글자가 智.勇.仁 이었습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초-필요할 거 같다는 얼핏 철학적인 것 같지만 실은 智랑 知가 같다고 생각할 만큼 어설픈 설명을 들으면서도 그럴듯하다 싶어 맞장구를 쳤죠.
그리고 기다렸죠. 애가 태어나기를...--;;
은근히 남자앨 기다리던 남편은 당연! 첫애를 남자애로 생각, 나오지도 않은 애를 '지용아-'불러가며 흥겨워했는데 정작 태어난 건 여자아기!! 그래서 두번째로 쓰리라 예비해 두었던 '지인'이를 먼저 사용하고 그로부터 1년 4개월후, 고대하던 남자아이 '지용'이가 태어났습니다.
아기에게 이상이 있다는 것을 알기까지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더군요. 자기 힘으로 어찌어찌 산도를 기껏 빠져나온 애가 숨도 못 쉬면서 인큐로 들어갔으니까요...눈물 범벅인 산모는 입원실에 남고 남편은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는데 그날따라 진눈깨비로 궂은 날씨에 멀쩡하던 차가 청계고가 위에 날 잡아잡수-버티고 서버렸더랍니다. .. .. ..
어째 분위기가 신파로???
암튼 큰애는 원래 남잔줄 알고 있었더래서 그런지 꼭 상머슴애같고 작은애는 거꾸로 여자아이처럼 부드럽습니다. 윽-, 남녀를 구분짓는 표현을???
그렇게 이름지어진 애들은 작은 애가 건강하지 않게 시작한 터라 큰 아이의 건강, 발랄, 씩씩이 큰 장점으로 권장되었고 남.녀.로 구별하기보다 '인간'이라는 한 종으로 서로를 키워주자는 분위기가 전해져오게 되었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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