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느낌

[지용이가태어나던날] 다운인도 있는 우리..별난 거 아닐까..흠!

다우니77 2002. 10. 2. 21:12

우리 집은 고1 딸아이랑 다운인 중2 아들이랑 그리고 한 집에 같이 사시지는 않지만 세상에서 우리 집 애들이 제일 착하다며 자~주~ 오시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는 가족입니다.
사실, 우리 애들이 말끝마다 같이 살자고 조르고 할머니가 만드신 김치만큼 맛있는 건 없다고 하는 통에 두 노인네가 혹하신 거죠...

유난스레 할아버지, 할머니랑 같이 살자고 하는 애들!! 분명 별납니다. 그럴 때마다 방은 몇개가 있어야 하며, 생활비는 어떻게 되나??? 머릿 속이 스산한저는 분.명. 보-통-의 멀쩡한 사고를 하는 별나지 않은 아줌맙니다.

88년, 진눈깨비 휘몰아치던 입춘날.
작은 녀석이 다운증후군에다 심장병을 갖고 태어났을 때...내 인생엔 천둥 번개에 폭풍우가 곱배기로 휘몰아쳤었지요--;;
지금 생각해 보면 폭풍우를 만난 내 인생만 가여워하느라, 날벼락같은 장애를 갖고 졸지에 태어나 축하도 변변히 못받고 숨도 제대로 못쉬어 인큐베이터로 직행한 작은 놈 신세는 아랑곳 없었던 철부지 한심한 여인넵니다..제.가.

그렇게 첨엔 낯설었지요. 다운이라니???하고 말이죠.

14년이 지난 지금은 작은 녀석은 그냥 다운일 뿐 한 가족으로 지내는게 전혀 낯설지도 불편하지도 않습니다. 나중에 혹, 다운인 동생이 있어 누나가 신경 쓸 일이 모- 있을 겁니다만, 지금은 다운인 작은 녀석의 왕고집에 가족 모두 종종 괴롭고, 기상천외한 행동과 글과 말이, 하하하- 재미있는데다, 신선까지해서 깔깔대고...그러고 삽니다.

다운증후군 작은 아이는 서울 풍납중학2학년 최지용입니다.
큰 아이는 미술을 좋아하는, 여고생입니다(근데..외모만 여자 아닐까 싶게 한 터-프-합니다).
남편은 한때는 쉬는 날 방바닥에 등붙이고 있는 걸 젤루 자존심 꺽이는 일로 여겼지만 지금은, 나가자는 아들놈을 어떻게든 피해 드러누워버리는 펴엉버엄한 아저씹니다.

아무튼 톡톡 튀어야 즐거운 세상에, 다운인도 있는 우리 집!! 별난 개성을 갖고 있는 거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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