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느낌

[통합교육현장] 아름답지만은 않답니다^^

다우니77 2004. 9. 15. 21:54

이 글은 깁니다.

속상합니다. 후련하지도 않습니다. ,,제 취향도 아닙니다 ㅎㅎ

그러나 기록해 두어야 한다고 생각, 별러서 씁니다 ㅠ.ㅠ [정옥]

 

 

자전거

지용이는 고등학생입니다.

생각해보면 유치원 땐 서울시내 여러 구, 여러 동네에 수십통의 전화를 해도 오라는 곳 찾기 정말 힘들어 슬프고 힘 빠졌고, 초등학교 땐 세상의 가장 높은 산을 넘는 것 같았으며, 중학교는 하는데 까지 해보자는 심정으로 밀고 나갔습니다. 눈물흘리면서^^

 

그러던 것이 고등학교는 그간의 내공을 바탕으로 태평, 순탄, 씩씩하게 입학을 시켰습니다. 복병이 감춰져 있는지도 모르고 말이죠. 막상 이번 일을 겪고보니 지금까지 정말 좋은 선생님들 만나서 행복하게 학교생활을 한 것이더군요. 물론 중학교 1학년 때는 집단 괴롭힘을 당하기도 했고 3학년 때는 팔도 부러졌습니다만, 늘 전화위복이 되었고 항상 선생님과 친구들이 아이를 더 이해하는 기회가 되곤 했습니다. 그점이 바로 특수학급 교사의 역할과 일반반 담임의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그간의 선생님들과 친구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고등학교 입학전, 이 지역에서는 열과 성의로 똘똘 뭉쳤다고 소문이 자자한 특수교사가 계시다는 송파공업고등학교를 미리 방문도 하고 설명회도 들었건만 정작 입학시기를 전후하여 1학년 담당교사가 교체되었습니다. 그렇더라도 기존의 유~명하신 선생님은 그대로 계시고 통합교육을 잘해오던 곳으로 알려진 곳이니 알아서 잘하실 것이라고 낙관했습니다.

 

그러나 1학년특수교사는 장애에 따른 특성을 이해하지 못할 뿐 아니라 통합교육의 의미 자체를 모르는 분이셨습니다. 납득하기 어려웠지요. 처음에는 그러다 좋아지려니 했습니다. 특수학급을 맡으면 고과를 더 받아 진급에 유리해서 온 분이라해도 적어도 특수교사 연수를 받았으니 괜찮지 않겠냐며 말이지요. 특수교사 연수 안받고도 우리 아이들을 잘 배려하고 교육하신 일반학급 교사도 많이 계셨으니까요.

 

기대를 저버리고 입학 첫주부터 문제가 생겼습니다. 아이들이 엉뚱한 역에서 길을 잃거나 '아이큐가 낮아 사람들이 이상하게 본다'든가 번듯한 이름을 두고 늘 '야-, 야-'라며 소리를 지르는 교사로부터 '정신병자'라며 인격적으로 모욕을 당하거나 임의적으로 년간계획을 바꾸겠다며 손으로 쓴 안내문을 보내서 부모들을 의아하게 하거나 현장학습도 안내를 못받아 아이들이 우왕좌왕하거나 교사 스스로 의미도 모른 채 특수체육을 한다며 유아기부터 수영을 하여 선수급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구나 학교 바로 옆집이 새로 지어진 송파구문화체육센터임에도 불구하고 땅바닥 엎드려서 수영연습한다며 팔다리를 휘두르는 촌극을 벌이거나, 학생이 복지관 수업을 위해 일주일에 하루는 조퇴한다고 하면 학생의 교육에 좋겠다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편하다며 반색을 하고, 장기결석을 해도 무슨 일인지 알아보지를 않고, 국립묘지에 간다던 아이들이 88도로와 지하철 9호선 공사장 사이의 길도 없는 위험한 도로에 방치되어 교통사고가 날뻔하거나, 아이들 인솔하면서 마치 일행이 아닌 척 따로 서있거나, 비장애학생들과 함께 특별할동반을 만들려는데 비장애학생들이 같이 안하려 할테니 장애학생부모들이 비장애학생들 참가비까지 내주면 되겠다는 얼토당토 않은 말을 버젓이 하거나, 우습다기보다 어이없고 아찔한 일들로 당황스런 날들이 연이어 졌습니다.더구나 "일반학교에 장애인들이 들어와 힘들다"고 까지 하니, 본인이 누구덕에 교사직을 유지하는지도 모르고..

 

자연히 부모들은 아이들을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핸드폰을 사주거나 선생님을 잘 따라 다니라기 보다 친구들끼리 흩어지지 말라는 당부를 하는 등 유치원부터 중학교를 거치도록 계속 통합교육을 받아 오며 잘 커온 아이들이 더 어릴 때도 안해보던 걱정을 하며 불안해했습니다. 덕분에 애들마다 핸드폰이 하나씩 생기기도 했습니다. 특수교사를 위해 아이들이 있는 형국이 되어버려 부모는 물론이고 기존의 교사들과 교장선생님도 난감해하셨으나 뽀족한 방법이 없었습니다. 공무원은 정말 좋더군요. 정년보장!! 인명사고가 난 것도 아니고 법을 위반하지도 않은 거니 어쩌겠냐더군요. 직무유기는 법위반 아닙니까..

 

하도 답답해서 요즘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법률강좌 듣습니다. 월, 수는 사회복지공부하고^^

 

아무튼 부모들이 서로 연락하여 우선 1학년 특수학급 담임을 만나 대화를 시도하였으나 오히려 교사로부터 '업무방해'니, '명예훼손'이라며 고함만 들었습니다. 있을 수 있는 일입니까. 이후 교장선생님과 교육청을 차례로 만나고 건의를 한 후 기다렸으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공무원은 무사안일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또 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3월부터 7월까지요. 결국 5월 13일과 7월, 두차례에 걸쳐 서울시 교육청에 진정을 넣었습니다.

 

만약 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그만한 일을 하는 곳인지 신뢰는 별로 없습니다만 순서상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하는 것까지 계획하였습니다. 전교조라든지 지역 학부모회와 협력할까 생각도 했으나 일단 조용히 학내부모들만으로 진행했습니다.

다행이 서울시교육청 담당장학사님이 통합교육에 남다른 이해를 하시는 분이셨고 7월 진정을 넣기 직전에 교통사고 위험이 있었던지라 협조를 다소 쉽게 얻었습니다. 이에 2학기부터 고등학교로서는 드물게 보조교사를 배치받았습니다.

 

보조선생님은 부모들의 기대이상의 분이 오셨습니다. 겨우 자원봉사자의 교통비 수준의 급여를 받으시고 담임이 져야하는 부담을 온통 떠 맡으시고 담임보다 오히려 많은 일을 하셔야 함에도 '아이들이 참 예쁘다', '반듯하게 잘 컸다'며 늘 웃으십니다. 정말 쉬워서 그리 말씀하시는 게 아니라는 거 잘 압니다.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인간적인 따뜻함이 그분의 힘인것 같습니다. 뭐라 감사를 드려야 할 지.

 

오늘 수학여행도 정작 담당교사인 특수교사는 출발지인 서울역까지 아이들더러 알아서 오라고 했습니다. 알아서 다 하는 애들이면 특수교사 자체가 필요 없습니다. 오하려 보조교사께서 걱정하시면서 학교 앞 지하철역에 모이면 데리고 가겠다고 전화를 주셨습니다. 불합리합니다. 부모가 협조할 상황이면 부모는 누구든 합니다. 세상에 귀하지 않은 아이들은 없습니다. 장애아 부모들은 아기가 태어날 때부터 힘들고 어려운 일을 늘 겪어 왔습니다. 아이와 함께 세상을 만들어 가는 중입니다. 편하자고 통합학교에 보내고 편하려고 교사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이 아닙니다. 비장애 아이들 학교 보내서 기대하는 것보다 작은 것을 희망합니다. 어울리는 것. 한가지를.

 

통합교육의 현장! 그것은 동화처럼 아름답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곱지도 협럭적이지도 않으며 시끄럽고 불편한 일도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선의로 풀어가려고 하지도 않으며 대화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도 실감하게 합니다.

 

한 가지, 지금까지 만났던 특수교사와 일반교사들의 배려와 이해가 얼마나 값진 것인가를 깨닫는 좋은 기회였다는 것에 감사하며, 혹시 진정서 넣었다가 워낙 특이한 교사에게 본인의 아이가 불이익을 당할지도 모르는 불안을 누르고 마음을 합하여 서로 도운 부모들에게도 감사합니다. 뭉쳐야 한다니까요^^

스스로 당당하지도 건전하지도 않은 담임교사는 여전히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고 교실 문을 잠궈놓고 혼자 교실에 있는 등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음을 드러내고 있으나 아이들에게 큰 불이익을 가하지는 못하더군요. 그 교사의 수업은 일주일에 한 시간이고 현장학습은 다른 학년과 함께 가며 보조교사가 계시니 아이들은 일단 안전하리라 기대합니다. 아무튼 업무능력 및 정신적 문제가 있음에도 직무유기도 업무부적합도 아니라니 사기업과는 달라도 너무도 다른 공무원세계의 기준을 이해할 수 없으며 그런 사람 인건비로 세금이 쓰여지는 게 정말 아깝습니다만 그 보다는 제대로 하시는 분들이 더 많으리라 생각하고 화를 가라앉힙니다.

 

혹시 같은 경우에 놓여 도음이 필요하신 분에게는 두번의 진정서를 자료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정말 긴 글 읽으시느라 애쓰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