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느낌

[신문] 다운증후군 우리누나

다우니77 2004. 1. 27. 15:33

소년조선일보 2003. 11. 23

 

어린이 신문 독서교실에 실린 글입니다. "형제" 마음이 특히 많이 쓰이는 아이들 아닙니까. 애들이 남과 다르다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고 무엇이 힘겨운 지, 긍정적이고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 지, 정말 어떻게 해야 아이들 모두에게 좋을 지, 생각해 보게 합니다. [정옥 생각]

 

다음은 신문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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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 독서교실] 우리 누나

 
<줄거리>
우리 누나는 다운증후군 장애인입니다. 그래서 지능은 떨어지고 동생인 나하고 키가 비슷합니다. 그런 누나가 복지사업소에서 한 달 동안 일한 월급으로 레스토랑에 가서 식구들에게 저녁을 삽니다. 누나의 첫 월급으로 저녁을 얻어먹고 나서 동생인 나는 우리 누나가 장애인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 누나의 장애는 왜 자랑할 만한 것이 아닌가요?

누나는 장애인입니다. 유전자의 이상으로 생기는 다운증후군이라는 질환을 갖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코도 납작하고 눈도 조그맣고, 칭찬할 구석이 하나도 없습니다.

“누나가 있어서 좋았던 일은 한 번도 없다. 바보 멍청이에다 못생기고 뚱보다.”

동생은 자기 친누나임에도 불구하고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무시하고 깔봅니다. 게다가 누나는 친구들이 왔을 때 자꾸 방에 들락거려서 놀림감이 되기까지 합니다.

장애라는 것은 이처럼 비장애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창피하고 부끄러운 것일 수도 있습니다. 남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누나가 장애인이 된 것은 절대 자신의 실수나 잘못이 아닙니다. 누나도 자신이 장애인이 되고 싶어서 된 것도 아니었고요.

그리고 이 세상에는 장애인이 없을 수 없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워낙 다양한 사람이 많이 살고 있기 때문에 그 가운데에서 장애인이 생기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자연의 법칙입니다. 장애인들이 있기 때문에 그들을 위해 여러 가지 예방책도 만들고 의약품도 개발하고 편의시설도 만들게 됩니다. 다시 이야기해서 장애인들이 고통을 겪었기 때문에 나머지 사람들이 행복한 세상을 살 수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장애인 누나를 동생은 철이 없기 때문에 자랑할 만한 것이 하나도 없다면서 부끄러워하게 됩니다. 장애인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봐주는 시선이야말로 더불어 사는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 누나의 월급은 왜 그렇게 적을까요?

누나는 한 달 동안 일하고 나서 복지사업소에서 돈봉투를 받았습니다. 그러고는 레스토랑에 가서 한턱을 낸다고 식구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 급료는 너무나 적습니다.

“아빠는 봉투 속에서 지폐를 살짝 꺼내 보여주었다. 1000엔짜리가 석 장 고개를 내밀었다.”

이 예문에서처럼 한 달 내내 일한 급료가 3000엔(일본의 화폐 단위)이었습니다. 3000엔이면 우리 나라 돈으로 3만 원 정도입니다. 우리 어린이들이 용돈을 받아도 1만 원짜리를 간혹 받는데 누나가 하루 종일 나가서 한 달 동안 열심히 일한 보수가 겨우 그 정도입니다.

우리 나라의 각종 장애인 시설에도 장애인들이 일하는 보호 작업장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급료도 결코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장애인들은 그러한 작은 월급에 힘든 일을 하면서도 불평 불만 없이 일을 합니다. 왜냐하면 마땅히 할 만한 일이 이 세상에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장애인들도 스스로 일하고 스스로 돈을 벌어 생활하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비장애인들도 직업을 갖지 못하고 일자리가 없어서 고생하는 요즘 같은 시절에 장애인에게까지 일거리가 돌아올 리 없습니다. 그래서 누나는 적은 액수의 돈을 받지만 매일매일 나가 일할 수 있다는 것을 행복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나는 왜 원고 제목을 ‘장애인입니다’로 했을까요?

학교 숙제로 선생님은 글을 써오라고 했는데 주인공인 나는 오랫동안 글을 쓰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누나와 식사를 하고 집에 돌아와서야 비로소 다음과 같이 글을 씁니다.

나는 연필을 쥐고 첫줄을 쓰기 시작했다.

‘우리 누나는 장애인입니다.’

누나를 장애인이라고 인정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그것은 바로 누나는 나와 똑같은 사람이라는 의미입니다. 장애를 가지고 있을 뿐 사람을 사랑하고 살아가는 데 있어 아무런 불편함과 어려움이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동생이 누나를 이용하고 우습게 알면서 부끄러워했던 마음을 접고 누나를 있는 그대로 봐주기 시작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누나가 장애인인 것을 알았기 때문에 이제는 누나를 도와주고 누나를 배려하면서 함께 살아가겠다고 생각을 바꿨을 것입니다. 약올리고 부끄러워한다는 것은 같이 살기 싫어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장애인이라고 인정을 했기 때문에 이제는 누나와 함께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땅에도 수많은 장애인들이 있습니다. 그 장애인들을 보기 싫다고 차별하고 나돌아다니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은 장애인을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장애인들을 인정한다면 지하철과 버스를 탈 수 있게 해주고 장애인들이 다니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이 사회를 바꾸고 일자리를 주며 그들이 교육받을 수 있게 해주어야 할 것입니다.

<토론해 보자>

장애인들이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싶다고 주장하며 데모를 하는 이유와 그 대책을 토론해 봅시다.







입력시간 : 2003.11.23(일) 16:11

♬ Irish Medley - James Gal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