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느낌
지용이의 기도
다우니77
2002. 12. 7. 03:08
기도를 합니다.
밥먹을 때만...
집에서는 성호를 긋고 입으로 오물오물 중얼기도를 합니다. "은혜로이 내려주신 이 음식과 ...."
어렸을 땐 성호가 뒤집어 지기도 하고 파리잡듯 휘휘 손을 내젓기도 했는데 지금은 완벽하게 성호를 긋습니다.
학교에서는 담임선생님께서 하시는대로 식판 양옆을 손으로 감싸고 프로테스탄트적 기도를 한답니다. 녀석의 말이...
어느 쪽이든, 입으로 말을 하든 아니든 늘 덧붙이는 기도말은 "엄마, 밥을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아침에 아빠가 물었습니다. "아빤 안 고맙구???"
녀석이 답합니다. "엄마가 밥해주잖아요?"
공연스레 미안해진 나 + 괜스리 섭섭해진 아빠가 동시에 "아빠가 사온 쌀인데? 할머니가 만들어 주신 김친데?"
녀석, 잠깐 생각하는 양 손가락을 턱에 대더만 곧바로 고개 숙이고 인심 팍- 쓴다는 듯... "아.빠.도. 감사합니다. 할머니!! 김치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멘"
참!!! 시헙볼 땐, '시험 잘보게 해주세요. 나는요 시험이 어려워요' 기도
심심할 땐 '롤러브레이드...아빠랑 타고싶어요' 기도
누나를 위해서는 '누나는요 감기낫게 해주세요' 기도
축구를 위해서는 '대~한민국*** **(손바닥 치고) 이탈리아 이기게 해주세요' '나도 축구하고 싶어요' 기도
지용이 세상에 들어가 있는 사람은, 사건은 언제든 한번은 녀석의 기도제목이 될 수 있답니다^^
담주는 기말고사기간입니다. 녀석은 담주 내내...'시험 자~알 보게 해주세요'기도할 겁니다.
최근에 녀석의 입에 붙은 말은 '최선을 다해야해'입니다. 녀석이 최선을 다해 시험시간에 잠이나 안잤으면 좋겠습니다~~.
이번엔 성적이 녀석보다 뒤쳐지는 20여명의 소위 멀쩡한 눔들의 분발도 함께 기도해 볼까 합니다.(화들짝*.*)
아니쥐--, 그랬다간 정말 녀석이 전교 꼴찌를 장식하게--* 440등과 420등은 다르쥐..암~만..그렇고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