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3..소통. 대박이벤트<그림보따리상>
뭐하며 놀다올까 궁리 중이었습니다.
보통은 여행사 스케쥴을 참고로 우리가 가고 싶은 곳을 끼워 넣었는데
맨하튼은 누구나 알아서 가는 편이라 단체여행이 드물어 여행사 참고 불가능ㅠㅠ
게다가 뉴욕을 다녀왔거나 살고 있거나 잘 안다는 글들 또한 과유불급,,넘치게 많았습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모양새가 나는 법,,그동안 책도 좀 읽었고 하니 간단할 줄 알았는데
아이들이 둘 다 병아리미술가들인지라 가족여행의 테마를 그림에 둔다는 것만 되뇌이며
한 달 이상 머릿 속에서만 맴맴, 밑그림만 그리던 중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짜잔~~ 뉴욕 살기의 고수^^ 안나님의 조언은 초초대박 아이디어였습니다.
<가족 그림보따리상>ㅎㅎㅎ
이번 여행 중엔 맨하튼 거리에서 지용이의 그림으로 이벤트를 벌여보리라..격하게 흥분..
but ㅠㅠ녀석의 그림을 챙겨보니 거리에서 팔기에 손 떨리게 아쉬운 작품들^^
상을 받거나 다시 그리기 어려운 애들ㅠㅠ결국 캔버스를 새로 구입 급 제작에 돌입.
이번에 비로서 알았습니다. 녀석이 작품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ㅋㅋ
스케치에 하루 종일 걸리고 아크릴작업에 이틀 걸리고,,,다듬는데 또 하루가 걸리니 ㅇㅎ
결국 <가족 그림보따리상>이라는 대박 이벤트는 물건너 갔습니다.
그,러,나, 기필코 이 아이디어를 살려볼겁니다. 여행 다녀와서 심기일전^^
작품을 만들어 홍대앞 벼룩시장부터 시도해 보는 겁니다.
소통,
왜 잊고 있었을까요. 소통입니다. 녀석이 아니 누구나가 늘 갈구하는 것, 소통.
요즘 정치권의 테마도 이거라지요^^
원래
녀석에게 그림은 소통의 도구였습니다.
언어표현이 서툰, 전달에 왜곡이 생기는, 더우기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면서 심해진 외톨이 일상을,
그런 것들을 해결해 줄 도구였습니다. 서툰 언어를 보완, 녀석의 세계를 표현해 내는 것.
사람들과 애길할 거리를 만들고 사람들로 부터 말을 걸어오게 하는 그런 도구.
그러다 그림을 통해 의욕적으로 삶을 이루어 나가는 것, 차츰 그것이 목적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녀석의 일상은 소외였습니다.
학교휴학 후, 장애인작업장을 나가는 것도 아니고 그룹홈에 사는 것도 아니다보니
녀석을 둘러싼 인구밀도가 희박해진 겁니다.
교회가 늘 변함없이 녀석에게 친구도 되어주고 사회적 활동도 이어주고
제가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같이 근무하는 친구들과 매일 일하는 동안 만나기도 합니다만,
대개의 시간을 누나 작업장에서 혼자 그림을 그립니다.
녀석에게 너그러운 사람들이 아닌 보통사람들과의 생생한 접촉이 급 뜸해진 거지요.
그림까지 이상해지면서 보일러도 아니면서 거꾸로 가는 중이었습니다.
그림에서 녀석다운 강렬함과 반전이 사라진겁니다. 자극과 동기유발이 사라진거죠 ㅠㅠ
원래
언젠가 개인전을 하자던 것도 소통을 위함이었습니다.
그러나 '개인전'은, 구체적이지 않은 언젠가의 꿈이 되어버린 지 좀 되었지요^^
그런데 왜 화랑에서의 폼나는 개인전만 생각했던 걸까요?
그림으로 생각을 표현하고 그 결과물을 사람들에게 평가받는 일,
그것이 목적이라면 화랑보다 거리가 오히려 녀석에게 맞을 듯 합니다.
자신감이 왕창 생길 수도 있고 현실을 쓰리게 알려줄 수도 있고
어쨌든 어떤 형태로든 소통할 겁니다.
왜 이리 즐거울까요^^ 얼결에 녀석의 직업을 찾은 듯 한 기분인 걸요ㅎㅎ.
"화가"
그동안 장난으로 최작가, 불렀는데 이젠 정식으로 직업란에 '화가'라 쓰고
'최작가'라 불러야 겠습니다.ㅎㅎㅎㅎㅎㅎㅎ
그래야겠습니다.
일단 여행 다녀온 후 그림 가두판매, 해봐야겠습니다.
마침 날도 풀리고 곷피는 봄이 오고 있으니 더욱 잘되었습니다.^^